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선기획특강-여성정치를 말하다

<응원봉을 쥔 손이 의사봉을 쥘 수 있게>

권영아(무왕)

장혜영 전 의원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박근혜 탄핵 촛불광장’에서도 20~30대 여성의 집회 참여율이 오히려 이번 광장보다 더 높았는데, 20대 여성들의 집회 참여가 마치 새로운 현상인 듯 기득권의 시선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말하며,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광장은 늘 여성들이 주도해 왔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여성들이 주도했던 촛불광장에서 민주주의는 정책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즉,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던 정권의 역할 미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권력형 성폭력 범죄, 여성혐오적 저서를 출판한 인물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 임명, 민주당이 이준석 의원이 주장한 ‘페미니즘 과다’로 민주당이 선거에서 졌다는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들여 재보궐 선거에서의 패배 원인을 페미니즘에 덧씌운 점, 이외에도 여가부 폐지 논란, N번방 방지법 입법과정에서 보여준 성착취물 사전 차단보다는 사전 검열의 위험성을 더 중시했던 부분 등이 정치적 백래시의 본격화와 노골화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국회의원의 20%를 겨우 차지하는 여성의원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여성의제를 대변하지 않고, 여성의제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양극단의 진영정치가 아닌 ‘응원봉을 쥔 손이 의사봉을 쥐고, 결정하는 여성’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 완전 비례대표제(정당의 득표율에 비례해 당선자 수를 결정하여 다양한 정당이 국회에 진입하여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음), 교섭단체 기준 완화 혹은 폐지(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현재 국회법에 따라 20인 이상의 소속위원으로 구성된 교섭단체가 있을 때 입법 관련 논의에 부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거대 양당이 주를 이루는 국회에서는 소수 정당의 입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장혜영 전 의원은 광장은 늘 여성이 주도해 왔지만 2017년 촛불광장 이후 우리 사회에 구조적 변화가 없음을 지적하였고, 윤석열 탄핵 이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여성 정치 세력화에 대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앞으로 대선과 그 이후 우리가 행동해야 할 부분들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23일 만에 우리 모두의 저항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갈 광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새로 출범할 정부와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진정한 변화는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에 투표, 그 이후 광장에서 함께 연대하며 지속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