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정치로 가는 페미니스트 대행진』에 다녀와서

효

2025년 5월 10일,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성평등 정치로 가는 페미니스트 대행진』이 열렸다. 이번 행진은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정치,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지우는 정치를 규탄하며, 성평등 정치를 향한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의 강력한 외침으로 서울 하늘을 가득 채웠다.

나는 토리와 함께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합류해 아침 일찍 서울로 향했다. 흐린 대구 하늘 사이로 드러난 하트 모양의 푸른 하늘은, 마치 우리가 가는 길을 따뜻하게 환대하는 듯 보였다. ‘이 길이 사랑을 넓히는 길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레 피어올랐다.

 빛의 광장을 향한 우리의 외침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 모인 우리는, 우리가 선 이 땅 위에 우리의 메시지와 발자국을 또렷이 새겼다. 성평등을 향한 발걸음 하나하나는 차별과 혐오를 딛고 일어서겠다는 다짐이자, 더 평등한 세상으로 향하는 첫걸음이었다.

행진은 용산 대통령실 앞을 출발해 삼각지역–숙대입구–서울역–을지로입구를 거쳐 광화문까지 이어졌다. 여성노동자회 11개 지부, 대경여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5개 주최 단체를 포함한 총 123개 연대 단체와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걷고 외쳤다.

“성평등 정치로!”

“차별과 혐오를 끝장내자!”

“성평등 함구령을 멈춰라!”

“뿌셔, 뿌셔! 차별·혐오 정치 뿌셔!”

“지켜, 지켜! 성평등 지켜!”

 강풍이 몰아치던 서울의 날씨는 차가웠지만, 우리의 열기는 그보다 더 뜨거웠다. 깃발은 바람을 타고 높이 펄럭였고, 그 속에 우리의 목소리도 함께 실려 더 멀리 퍼져나갔다.

 지워진 목소리를 다시 외치며

 광화문에 도착해 행진이 멈추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적힌 현수막을 찢고, 키세스 담요를 높이 들며 빛의 광장을 만들어 나갔다. 비는 점점 굵어졌지만, 우리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고, 외침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이번 행진은 단순한 정치 비판을 넘어, 그동안 지워졌던 여성과 소수자의 존재를 광장으로 다시 불러내는 일이었다. 그리고 다가올 2025년 대선이 성평등한 정치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우리의 간절한 선언이었다.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도 터져 나오는 우리의 구호는 광장이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기억한다. 이 외침은 반드시 성평등 정치를 현실로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