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여행 : 책과 여행하는 여자들

#지역 독립서점과 북카페 문화를 향유하고 새로운 책과 작가를 발견하는 기쁨도 누린다.

#동료와 건강하게 소통하며 유대감을 쌓고, 디지털 디톡스의 기회를 마련한다.

서점의 문을 열면, 여행이 시작됐다 : 책여행

책여행은 바쁜 하루의 틈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었던 활동가들이 모여 시작한 작은 모임입니다. 많이 읽는 것보다 함께 머무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었고, 책을 핑계 삼아 조금 느린 걸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화면에서 잠시 멀어져 종이책을 넘기고, 말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그렇게 아주 자연스럽게, 2025년 책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점의 문을 여는 순간, 시끌벅적하던 세상의 소리는 끊어내듯 고요해졌습니다. 책이 가득한 공간 안으로 들어서는 일은 언제나 낯선 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주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아홉 곳의 서점을 함께 걸었습니다. 미리 정해둔 목록 없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책을 고르고, 서로의 손에 들린 책을 천천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어떤 책은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았고, 어떤 책은 한 문장을 오래 붙들고 있어도 충분했습니다. 책을 대하는 각자의 방식은 자연스럽게 존중받았습니다.

여정 중에는 이런 질문들도 나누었습니다.

“책 냄새를 맡으면 떠오르는 기억은 무엇인지”

“내 취향대로 책방 이름을 짓는다면 어떤 이름인지”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감각인지”

질문에 답하다 보면 책 이야기 너머로 각자의 생각과 마음이 살짝 고개를 내밀곤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갔고, 그와 함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여행은 많은 책을 읽는 모임이라기보다 책과 공간, 그리고 사람 사이에 잠시 머물며 쉼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서점을 오가며 느꼈던 이 조용한 이동의 감각을 이렇게 남겨봅니다.

“책여행은 읽기보다 머무르기에 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정해진 속도 없이 책을 고르고, 마음이 가는 문장 앞에서 잠시 멈추는 일.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고, 한 문장에 오래 머물러도 괜찮은 자리였습니다. 그 모든 방식이 자연스럽게 존중받았습니다.”

“책을 따라 이동했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하루와 마음을 천천히 살피는 여정에 가까웠습니다. 말이 오가는 시간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침묵도 모두 괜찮았습니다. 잘 읽어야 한다는 부담 대신 함께 있어도 괜찮다는 감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독립서점은 살면서 갈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책여행을 통해 정말 다양한 서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점마다 다른 분위기와 결이 있었고, 조용하고 잔잔한 공간 속에서 대부분의 책들이 자연스럽게 취향에 닿았습니다. 함께 모여 소소하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자주, 서점을 찾아가고 싶어졌습니다.”

책여행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분명한 여정으로, 우리의 한 해를 조용히 지나왔습니다.

2025년 책여행을 마치며

2025.12.30

나스, 다미, 유블리,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