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는 것에 대해_ 『작별하지 않는다』

진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나라의 경사이기도 하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기쁜 소식이었다. 아마 ‘한강’이어서 더 감격스러웠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상을 계기로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같은 소설이 널리 널리 읽히리라 생각하면 가슴이 뻐근해진다. 소설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사람들의 정서에 무언가를 심어주지 않을까?

한강 작가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10월의 한쪽’은 올해 참여자들과 같이 읽은 책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 써보려 한다. 5월에 참여자들과 제주로 여행을 다녀온 후에 제주의 아픈 역사인 제주 4.3에 대한 책을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우리는 6월과 7월 더운 계절에 눈송이가 쌓이는 겨울 배경의 소설을 읽었다. 우리가 어떻게 읽었을까 싶어 다시 프로그램 기록지를 살펴보니 어렵다는 말이 제일 많았다. 맞다 이 소설은 쉽지 않았다. 특히 소설의 형식이 평이하지 않아서 지금 읽는 부분이 과거인지 현재인지, 현실인지 환상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내용도 제주 4.3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소설의 절반이 지나서야 그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기다린 만큼 아픔이 컸다. 한 개인이 겪어 낸 제주 4.3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특히 살아남은 사람의 고통과 희망을 ‘정심’이라는 인물을 통해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그 깊은 곳으로 가기 위해 눈 덮인 산길을 걷고 또 걸어 어렵게 찾아간 듯했다.

여기에서 책의 내용에 대해 좀 더 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이 소설은 문장을 하나하나 읽으며 그 마음에 가닿도록 설계된 이야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이들 어렵고 힘들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의 형식은 왜 ‘어렵다, 혼란스럽다, 헷갈린다’ 같이 느끼게 만들어졌을까?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고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참혹한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이 쉽지도 않거니와 살아남은 사람의 고통에 가닿으려는 마음은 얼마나 힘든가 말이다. 이 ‘어려운’ 소설이 어떤 마음으로 쓰였는지 나름의 생각으로 이해해보니, 그 어려움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어렵게 읽은 우리 중 누군가는 다시 이 소설을 들여다보게 될까? 나는 이 글을 쓰고 나니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때는 처음과 달리 혼자 조용히 읽게 될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