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번째 발걸음, 민들레순례단

9월 23일 대구민들레순례단은 성매매방지법 제정의 배경이 된 군산으로 향했습니다. 군산으로 가는 길, 따뜻한 햇살과 높고 맑은 하늘을 보며 괜시리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군산 승화원에 도착해 진행한 추모제는 순례단 한명 한명의 마음이 담겨 내년에 또 올게요. 하는 인사를 나눴습니다. 추모문화제를 준비해준 단체들 덕분에 군산 구시청광장에서 진행된 전국에서 온 300여명과 함께한 추모문화제는 끈끈한 연대의 시간을 다양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추모문화제 마지막 무대는 대.센의 활동가들이 ‘우리는 가지요’ 몸짓으로 에너지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민들레 순례단의 피날레인 행진, 더워진 날씨에 힘들텐데도 대명동 화재참사 현장과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을 다녀온 그 시간이 함께였기에 더욱 힘차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한 순례단의 소감으로 그날의 생생함을 전하겠습니다.

# 민들레순례단에 함께 할 때마다 느낌이 달랐고, 오늘은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제 일은 길 위에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순례단을 가는 길, 언니들을 만나러 가는 길, 성매매처벌법 개정을 향한 길 위에요. 오늘 그 길을 여러분들과 함께해 정말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 제가 이 일을 왜 하는지 느끼고,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한강 작가가 노벨문화상을 타면서 했던 말인데, 그게 군산 화재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통해 법이 제정되고, 그 후 많은 여성들을 살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처음 민들레 순례단으로 함께 했는데, 승화원에서 울컥했습니다. 그 감정에 휩쓸리게 될까봐,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무연고 두 분을 위해 시작된 걸음이 민들레 순례단의 시작이라는 것을 듣고 이렇게 의미 있는 활동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 한 사람이 열 걸음을 걷는 것 보다 열 사람이 한 걸음을 걷는 게 더 크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문화제에서 300여명의 연대하는 사람들이 모였는데, 모두가 함께 걷는 이 한걸음이 처벌법을 개정하고, 바꿀 수 있는 가장 크고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가족부 장관님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법이 개정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승화원에서 두 분을 뵈었는데 해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에 제가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외롭지 않으실 거 같습니다.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승화원에서 언니들에게 좀 더 좋은 소식을 들고, 자랑하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년에는 꼭 좋은 소식을 들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 민들레순례단은 제가 활동에 지칠 때마다 힘이 되는 여정입니다.

# 오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마음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눈물의 뜻을 같이 느끼기 때문에 뭉클해졌습니다.

# 작년에 왔을 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올해 광장에서 공연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니들이 있던 곳에, 내가 있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겠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 오늘 민들레순례단을 다녀오며, 마음이 무겁고 또 따뜻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려서 제 가슴 속에 내려 앉았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 속에서 눈물이 났고, 그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슬픔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희망을 본 듯 했습니다.

# 저는 활동을 하면서 여러 다양한 순간에 활동의 의미를 느낍니다. 특히 민들레순례단에서 그 에너지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군산 승화원에서부터 문화제까지 30명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참여했던 것 같아요.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웠지만 모두 무사히 다녀올 수 있어서 고맙고, 저도 여러분에게 따뜻한 마음 많이 전달받았습니다.

# 민들레순례단으로 함께 했는데, 추모문화제로 너무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 않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즐거웠습니다. 바뀐 것들이 많지만 앞으로 또 바꿔나가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저도 앞으로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 많은 순간들 중에서 연대, 연결이란 힘들 진하게 느꼈던 하루입니다. 민들레순례단의 시작이 된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광장을 채웠던 우리의 운동이 세상에 꽉꽉 차길 바랍니다. 조만간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 민들레순례단에 처음 참여했습니다. 감정이 폭발할까와 조금 두려워 조심하면서 왔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 속에서 눈물도 흘리고, 노래도 부르고.... 이런 과정 속에서 감정들을 행동으로 풀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오늘 함께 소풍 나온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가지요’ 퍼포먼스 정말 멋졌습니다.

#민들레순례단에 처음 참여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활동하는 분들과 함께 우리 언니분들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저는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왔는데 돌아가는 길이 너무 무거워, 좋지만은 않습니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조금 용기내서 다시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 하루 이 모든 것들을 제 눈으로, 그리고 카메라로 찍어서 기억하고 기록해서 저희 선생님들한테도 전달하겠습니다. 저희들이 행동할 때 하나하나 기억하며 의미있게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 9.23을 준비하며 여러 감정이 들었습니다. 작년에는 힘차게 가보자는 마음으로 왔다면 올해는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승화원에서 두 언니를 만났을 때 감정이 배가 되고, 광장에서 삼백여명이 모였을 때 그 웅장함과 결연함. 그 안에서 따뜻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끈끈한 연대감이 느껴져 저에게 활동의 의미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