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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5.31 (월) 16:12 경향신문
“성매매범죄 전담반 설치하라”
“성매매 범죄 근절의 핵심은 경찰입니다.”
오는 9월23일 성매매 방지법 시행을 앞두고 최근 단속의 주체인 경찰과 성매매 알선업자들의 유착, 성매매 피해자 성폭행, 미성년자들과의 집단성관계 등 각종 문제점이 불거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달 27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성매매 수사체계 실효성 확보를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도출된 의견중 특히 주목받은 대목은 성매매범죄 전담반 설치에 관한 것이었다. 발제자로 참가한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성매매에 대한 포착이 쉽지 않은 만큼 전문적인 수사기법이 필요하다”며 “외국처럼 전담반을 설치하면 수사효율과 함께 경찰의 유착비리 척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교수는 또한 경찰관의 채용, 교육 업무배치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을 강조하면서 인사나 승진, 배치 등에 있어서도 성적 외의 다른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이미 1998년부터 경찰 내에서 실적주의 폐지를 천명했으나 일선 현장에서는 근무평정이나 심사승진 요건에 있어 잡음을 없애기 위해 여전히 객관화할 수 있는 실적이 유효하다는 것. 범죄예방이나 대민봉사, 성실, 청렴 등의 항목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단속에 앞서 경찰 스스로가 입법취지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매매가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임을 경찰 스스로가 이해해야 수동적으로 단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찰 고위간부진부터 성매매가 반인권적 행태임을 내부에서 천명하고 도덕성을 선도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남성이 95%가 넘는 경찰 내부의 문제를 짚고 적극적인 여성채용정책과 민간인에 대한 개방을 제안했다.
이어 새움터의 김현선 대표는 실제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증언과 현장에서의 목격담을 전했다. 경찰이 단속나오고 끝나는 것을 업주에게 미리 알려주거나 성매매를 알선하는가 하면 전·현직 경찰부부가 직접 업소를 운영하는 식의 충격적인 사례들이 이어졌다. 수사과정 중 성매매 여성에 대한 경찰의 학대와 신고를 받고서도 수사를 질질 끄는 직무유기와 범죄 묵인 등도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김대표 역시 전담반 설치와 함께 경찰 스스로가 경찰범죄를 적극 알릴 것을 당부했다. 그럴 때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경찰의 성매매범죄는 가중처벌할 것과 성매매여성들이 경찰범죄를 증언할 경우 관할경찰서가 아닌 곳에서 수사받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토론에는 표교수, 김대표가 발제하고 정미정 국무총리 청소년보호위원회 청소년보호종합지원센터 보호재활팀장, 정봉협 여성부 권익증진국장, 장영섭 법무부 검찰제2과 검사, 이금형 경찰청 생활안전국 여성청소년 과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송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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