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를 전제로 업주로부터 미리 지급받은 ‘선불금’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경우, 선불금 자체가 빚이 아니기 때문에 연대보증 채무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9월 성매매 강요 목적 선불금은 채무가 아니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주채무인 선불금이 불법이기 때문에 연대보증 채무 역시 갚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유흥주점을 옮겨다니며 선불금을 갚아나가던 ☆씨는 2002년 6월 의정부의 Z주점에서 선불금 2000만원을 받고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빚은 산더미처럼 늘어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씨는 다시 A주점으로 옮겨 선불금 2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 선불금도 다른 주점에서 진 빚을 갚는데 써버렸으며 결국 이곳에 온지 1주일만에 B주점에서 빌린 선불금을 갚지 못한 것이 발각됐다. 이후 B주점 운영자 △모씨와 A주점 운영자 ♤씨는 ☆씨 명의 차용증과 약속어음을 작성했다. 이들은 당시 ☆씨를 감금한 상태에서 선불금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하지 않으면 ☆씨를 다른 윤락업소로 넘기겠다며 ☆씨의 어머니 ★모씨를 협박했다. 이에 ★씨는 연대보증인으로 서명했으며 이후 이들은 각각 ☆씨와 그의 어머니를 상대로 대여금(선불금)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반정모 판사는 29일 Z주점 업주 △씨가 어머니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선불금은 그 성격상 불법적인 윤락강요 수단이므로 ☆씨는 원고에게 선불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연대보증인인 ☆씨의 어머니도 원고에게 선불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