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향응 파문’과 관련해 성매매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는 검사는 한 명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인 건설업자 정모(51·구속)씨가 굳게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는 26일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종업원의 인적사항 정보를 받아 조사를 해야 하는데, 정씨가 종업원 인적사항을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사를 성매수 혐의로 처벌하려면 정씨한테서 돈을 받는 대가로 검사와 성관계를 가진 여성 진술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진술 확보는커녕 누가 검사를 상대했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규명위에 따르면 당초 정씨는 “성접대에 동원한 여종업원 상당수를 알고 명단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명위 산하 진상조사단(단장 채동욱)은 이를 믿고 정씨한테 협조를 요청했는데, 정씨가 갑자기 “조사단이 (여성을) 만나 협박할 것 아니냐”며 태도를 바꿨다고 한다.
성매매의 경우 현장에서 적발해야 형사처벌이 쉽다. 그렇지 않으면 성매매에 쓰인 자금 출처를 일일이 추적하고, 상대방 여성이나 목격자 진술까지 확보해야 한다. 정씨가 지금 같은 태도를 유지하면 이번 파문에 연루된 검사들 중 성매매 혐의로 기소되는 검사는 한 명도 없게 된다.
규명위는 이날 5차 회의를 열어 정씨 협조 거부로 난항에 빠진 진상조사를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 규명위 대변인을 맡은 하창우 변호사는 “지난 25일 일부 위원과 정씨 간의 면담이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지만 앞으로도 계속 정씨를 설득할 방침”이라며 “특별검사법이 6월에 국회를 통과한다는 보장도 없는 만큼 일단은 조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