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송지혜] 미국인 L씨(27)는 지난해 6월까지 오산 공군부대에서 주한 미군으로 근무했다. 그는 전역을 한 뒤 다국적 생활정보 사이트 등에 광고를 내고 성매매 여성을 모집했다. 베트남·필리핀·미국·러시아·한국 국적의 여성 12명을 뽑았다. 이들 중에는 국내 유명 대학 교환학생, 영어유치원 교사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인터넷에 외국인 상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개설했다. 성매매 여성의 반라 사진과 함께 국적·나이·키 등의 정보를 올려 ‘호객’을 했다. ‘1시간30분에 20만원’ ‘올나이트는 50만원’ 등 비용까지 영어로 상세히 올렸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8개월간 200여 명의 외국인 ‘고객’이 연락을 해 왔다. 주한 미군, 대학교수, 원어민 교사, 사업가 등 직업도 다양했다. L씨는 여성들이 받은 돈의 20~25%를 수수료로 챙겼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국내 체류 외국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로 L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성매매 여성 6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여성 경찰관을 성매매 여성으로 위장시켜 L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 있는 일부 외국인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L씨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과 e-메일 등을 추적해 주한 미군 등 성매수 남성 60여 명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수 혐의가 포착된 200여 명 중 70~80%는 주한 미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달아난 6명의 성매매 여성도 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