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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31 (일) 18:38 한겨레 한겨레 기사보기
“유흥업소 선불금은 무효”
[한겨레] 성매매특별법 적용 첫 판결
지난 9월23일부터 시행된 성매매 처벌 특별법을 적용해, 성매매 여성이 업주에게 빚진 선불금이 무효라고 인정한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 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성매매 업소에서 받은 선불금 1800만원을 갚기 위해 또다시 다른 유흥업소에 위장 취업한 뒤 선불금 21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아무개(28)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경기도 안산시에서 업주에게 진 선불금 1800만원을 갚지 못해 2002년 9월 법원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자, 고소를 취하하기 위한 합의금을 마련하려고 그해 10월 다른 업주에게 선불금 2100만원을 받고나서 도주했다. 김씨가 돈만 받고 일을 하지 않자 2100만원을 준 업주는 김씨를 서울 남부지검에 고소했으며, 남부지검은 사기 혐의로 김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처음에 진 빚 1800만원은 성매매 처벌 특별법을 적용하면 무효가 되나, 다른 업주를 속여 받은 선불금 2100만원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무효인 빚을 갚기 위해 저지른 만큼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하다”고 밝혔다.
성매매 처벌 특별법을 적용해 선불금을 무효라고 인정한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지난 8월 성매매 피해여성이 업주에게서 받은 선불금을 갚지 않았다고 무조건 사기죄로 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확정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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