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경기침체가 윤락업소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전국의 단란·유흥주점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영업상 큰 타격을 받으 면서 이들 업소 종사자들이 비교적 ‘경기를 덜 타는’ 남성 휴 게텔(일명 퇴폐 이발소)·불법 노래방 등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 다. 또 최근 이혼이 급증하면서 자녀 양육비를 벌기 위해 이들 저가형 윤락업소에 취업하는 가정주부의 수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 로 나타났다.
2일 경찰에 따르면 휴게텔에서 종사하고 있는 성매매 여성중 상 당수가 유흥주점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유흥 주점 종사자 대부분 업소에 빚을 지고 있는 상태”라며 “호황기 에는 이자를 갚으며 그럭저럭 생활했으나 경기가 나빠지면서 빚 독촉을 심하게 받았고 이에 따라 선불금을 제시하는 휴게텔로 옮 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휴게텔의 경우 단란·유흥주점에 비해 경기에 덜 민감한데 다 억지로 술을 마실 필요가 없어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더욱이 남성 휴게텔은 미아리 텍사스, 청량리 588 등 전통적인 집창촌에 비해 경찰 단속의 손길이 덜 미친다는 점도 이들 여성 으로부터 각광받는 한 이유다. 휴게텔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서 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경우 현재 휴게텔 업소는 60여곳에 이르고 있다. 특히 최근 2곳이 문을 열고 10여곳이 개·보수를 할 만큼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윤락도 윤락이지 만 휴게텔의 가장 큰 문제는 이 곳이 위생·보건의 완전 사각지 대라는 것”이라며 “집창촌의 경우 의무적으로 매주 1회 검진을 받지만 휴게텔 종사자들은 보건소에 갈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
한편 서울경찰청 생활질서과는 이날 장안동 일대에서 휴게텔을 차려놓고 성매매를 해온 혐의(윤락행위등 방지법 위반 등)로 업 주 김모(42)씨를 구속하고 성매매 여성 및 종업원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15명의 성매매여성중 7명의 단란·유 흥주점 출신, 3명의 가정주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