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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힘내 (04-03-08 16:23 / hit : 3,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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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국회 통과 의미
768호 2004-03-05 오후 5:45:35
유영님 성매매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공동대표
두레방 원장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성매매법안은 간단히 표현하면 처벌법 및 보호법으로 여러 의미를 갖는다. 첫째로,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인권을 위해서 일해 왔던 현장단체들과 여성단체들의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 단체들의 단합된 힘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불가능한 법안이었기 때문이다.
성매매문제 인권의 장으로
기존 '윤락행위등방지법'은 윤락행위의 주체자로서 우리 사회가 법적으로 낙인찍은 여성들을 범법자로 만들었고, 성을 구매했던 사람들이나 업주, 소개업자 등 성매매를 둘러싼, 성산업을 통해 실제로 막대한 이익을 챙겨 온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너그러웠다. 반면 이번에 제정된 법은 그 동안 현장단체들에 의해 문제제기된 바, 여성들은 우리 사회의 성산업 구조하에서 성매매되고 인신매매된 피해자였다는 것을 수용한 법적 의미를 지닌다. 또한 성매매 문제를 보는 시각에서도 성을 파는 여성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인권문제요, 범죄의 문제로 보는 데에 손을 들어주었다는 의미도 있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성구매자들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너그러웠다. 성매매된 여성들은 자기 증언을 하기 어렵고 주로 성을 사는 남성들의 시각에서 성매매문제를 다루어 왔던 그간의 관행상, 그들에 의해 흔히 주장되는바, 성매매는 유사 이래의 필요악이라든가, 그 여성들이 없으면 선의의 여성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든가, 남자들의 성욕은 참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라든가, 이러한 논의 뒤에 감추어진 성매매된 여성들의 인권문제가 부각되면서 이러한 논리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세이지(SAGE: Standing Against Global Exploitation)라는 단체를 세우고 10여 년 동안 성매매 피해여성들을 위한 활동들을 해오고 있는 책임자인 노마 호털링이 지난해 가을에 여성부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나는 '성매매문제에서 무엇을 가장 문제시해야 하는가'를 질문한 적이 있는데, 그 여성은 성매매문제의 본질을 '성구매자'로 보았다. 성구매자는 성산업에 연료역할을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 짧은 대답에서 나는 그의 깊이 있는 통찰력을 감탄했다. 나 역시 의식 깊이에서 성산업의 문제를 여성들을 둘러싼 착취 고리, 예를 들어 중간알선업자로서 실제 인신매매 조직이나 다름없는 직업소개소, 포주들, 여성들의 직접 관리자인 삼촌들,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 여성들의 개인의 도덕성 문제 등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그 여성의 말대로 바로 성구매자들이었다.
인신매매 뿌리 뽑는 계기 되길
이제, 이러한 법의 적용으로 성구매자들은 범법자가 되고 인식전환을 위한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여성들을 성매매 시장에 붙잡아 두었던 선불금은 일반채무가 아닌 불법채무가 되어 피해여성이 갚지 않아도 된다. 성매매를 알선해서 얻은 불법수익은 몰수, 추징되고 신고자는 보상금을 받게 된다. 이 법안은 또한 성매매 알선·강요·광고·모집·유인·전유·장소제공 등 다양한 범죄들을 명시하고 처벌을 강화했다.
더불어 성매매된 자, 인신매매된 자들에 대한 인권보호 장치를 강화했고, 여성들의 탈성매매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과 직업재활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문제는 이 법을 법대로 시행하도록 하는 데 있다. 그 동안 '윤방법'하에서도 법이 제대로 시행되기만 했다면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극도로 나빠지지는 않았다. 정부가 성매매를 근절시킬 의지가 없는 한, 법대로 시행할 의지가 분명하지 않는 한은 어떤 좋은 법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동안 여성계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하여 단결했듯이, 정부가 법대로 시행하도록 감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성매매된 여성들의 인권이 보호되고 더 이상은 인간의 성을 상품화시키고 노동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만들어 갔으면 한다. 또한, 그것이 범법행위임을 모르고 관행처럼 인간의 몸을 사는 행위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고자 했던 성구매자들에게도 이번 기회에 살아가는 방식을 바꿔 나가는 노력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인간의 몸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은, 설사 그것이 나와 직접적인 관계 있는 사람들의 일이 아닐지라도, 건강한 사회일 수 없으며 인권이 보장된 사회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법안의 통과가 성매매 현장의 여성들의 새 길을 열어주는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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