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힘내 (04-02-17 20:23 / hit : 3,211)
|
성매매 피해여성
착취·폭력의 기록
상담사례집 발간 토론회
피해와 구제사례 생생히
경북의 한 가요주점에서 도망쳐 나온 이아무개(20)씨와 김아무개(21)씨는 지난달 말 대구여성회 성매매 피해여성 구조지원팀을 찾았다. 지난여름부터 석달 동안 성매매를 일삼는 업소에서 일한 이들은 "업주는 마치 차나 술을 배달시키는 것처럼 숙박업소 등으로 우리를 배달시켜서 성매매를 하도록 했다"며 자신들이 겪은 성매매 강요 실태를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각자 업주에게 1천만원씩의 선불금 빚을 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구조지원팀은 상담 직후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에 대한 진정서를 경찰에 접수시켰다. 구조지원팀의 진정서를 바탕으로 현재 경찰에서 업주의 매춘행위알선과 성구매자들에 관한 증거자료를 모으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27일 대구여성회 주최로 열린 '성매매 피해여성 구조지원 상담사례집 발간 토론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는 성매매 피해여성들에 대한 성매매 강요 실태와 이들에 대한 구조지원 활동 등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접수된 상담사례는 빚 문제 381건, 선불금 사기 231건, 협박·감금·구타 128건, 자립지지 및 생활보호 53건 등 모두 1059건에 이른다. 이 보고서는 성매매 집결지, 선불금 사기, 인신매매, 감금과 폭언·폭행, 변태적 성적 서비스 강요, 성구매자들의 폭력 실태 등에 관해 피해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업주 및 소개업자 등 포주에 대한 고소·고발과 민사소송 진행 등 구조지원 사례도 소개해놨다.
대구여성회 신박진영(38)씨는 "혼자 도망쳐 나온 여성들은 업주들의 협박에 시달리지만 상담을 거쳐 자립을 한 여성들은 대부분 성공적으로 새로운 삶을 찾았다"며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당한 착취와 폭력 실태를 기록하고 알려서 성매매가 왜 근절돼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넓혀가기 위해 이 사례집을 펴냈다"고 말했다.
2003.11.28 한겨레 대구 박주희 기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