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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04-02-13 12:11 / hit : 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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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금 법적 처리는" - 한겨레신문
선불금 법적 처리는…
[속보, 사설/칼럼] 2002년 12월 15일 (일)
지난 1961년 제정된 윤락행위방지법은 ‘윤락여성에 대한 채권은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이를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선불금’ 문제가 여론화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난 2000년과 올해초 군산에서 감금된 채 성매매를 강요당하다 불에 타 죽은 여성들의 유물로 ‘하루 빨리 빚 갚고 자유의 몸이 되고 싶다’는 일기와 현금보관증이나 취업각서 등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선불금 문제의 심각성이 알려졌다.
새움터 김현선 대표는 “이 사건 이전에는 워낙 성매매 여성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로 선불금이 법적으로 무효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는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지방법원이 선불금을 갚지 않고 도망해 사기죄로 고소당한 여성에게 무혐의라고 판결을 내리는 등 관련 판결이 잇따르고 법무부와 여성부가 ‘성매매 과정에서 업주에게 진 빚은 원천 무효’라고 홍보해 종사 여성들의 숨통을 틔워 주었다.
하지만, 경찰이나 검찰이 성매매 여성의 사기죄는 무혐의로 처리했지만, 성매매를 강요한 업주에 대해 ‘윤락행위방지법’이나 ‘폭력등처벌에관한법률’ 등에 근거해 수사하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지난 6월 성매매 여성을 무혐의 처리하면서 업주를 기소한 한 검사의 조처는 여성계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었다.
상주지청 구자헌 검사는 인신매매로 성매매를 강요당하다 탈출해 사기죄로 고소당한 여성들에게 ‘선불금 채무가 인신매매와 성매매 강요의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없으며 오히려 인신매매범과 성매매업소 업주들에 의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업주들을 폭력 등의 혐의로 수사해 유죄 판결을 얻어냈다.
김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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