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포항 유흥업소 여종업원 3명 잇따라 자살 ‘논란 확산’
 글쓴이 : 여행 (10-07-13 11:56 / hit : 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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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포항 유흥업소 여종업원 3명 잇따라 자살 ‘논란 확산’
 | 기사입력 2010-07-12 15:41
 
 
【포항=뉴시스】강진구 기자 = 최근 경북 포항 지역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여성 3명이 잇따라 자살해 자살 원인과 경위,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 논란이 확산 되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5시30분께 포항시 남구 상도동의 한 원룸에서 유흥업소 여 종업원 A씨(32·여)가 목을 매 숨진 것을 동료 B씨(43·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8일 오후 8시께 남구 대도동의 한 원룸에서 앞서 숨진 A씨의 빚 보증을 서 준 유흥업소 전 동료 C씨(36·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C씨의 집에서는 ‘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10일 오후 5시30분께에도 남구 대잠동 한 원룸에서 A, C씨와 가깝게 지내던 유흥업소 여종업원 D씨(23·여)가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근 3일 간 3명의 유흥주점 동료 언니 동생이 유명을 달리 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포항시외버스 터미널 인근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이들은 각각 1억여 원에 가까운 사채 때문에 고민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숨진 이들은 지역의 한 사채업자에게 서로 연대 보증을 섰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A씨가 과도한 사채 때문에 먼저 목숨을 끊자 C씨와 D씨도 사채 빚을 우려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잇단 자살이 사채업자로부터의 과도한 빚 독촉과 높은 이자로 인한 심리적 압박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향후 대부업자를 상대로 숨진 여성들이 빌린 원금과 이자를 확인하는 한편 불법적인 채권 추심행위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들도 숨진 여성들과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전망하고 수사를 확대해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할 계획이다.

이에 경찰은 숨진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으나 이들은 연락을 끊고 잠적해 현재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당사자들이 숨져 증거 확보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

이와 관련 포항 유흥업계 종사자들은 경찰의 미온적 수사와 때늦은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시각이다.

경찰은 7일 A씨가 자살하자 단순 변사사건으로 처리하고 8일 C씨가 숨지자 수사의 필요성은 느꼈지만 연예인들의 자살도미노에 이은 모방 자살사고 정도로 치부했다.

급기야 23세의 꽃다운 D씨가 숨지자 사건의 중대성을 깨닫고 사건 수사에 나섰으나 이미 이들은 숨진 이후다.

결과적으로 이번 잇단 자살사건은 경찰의 민생치안이 미진한 데 따른 것이고 기획수사가 진정 필요한 이유다.

경찰이 조금이라도 빨리 수사에 착수하고 사채업자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면 억울한 죽음은 물론 동일한 이유로 고민과 애로를 겪는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구제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든다.

사람의 목숨이 돈에 좌우되는 현실이, 우리사회의 무관심으로 꽃다운 청춘이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은 두고두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빚 때문에 괴롭다. 그러나 나는 살고 싶다’는 여종업원의 마지막 유서가, 절규가 멍든 우리 사회를 고발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리다.

dr.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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