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들의 죽음이 사채업자로부터의 과도한 빚 독촉과 높은 이자로 인한 심리적 압박 때문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사채업자를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5시 30분쯤 포항시 남구 상도동의 한 원룸에서 이 모(32·여)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하루 뒤인 8일 밤 8시쯤에는 남구 대도동의 한 원룸에서 김 모(36·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의 집에서는 ‘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포항시외버스 터미널 인근의 각기 다른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이들은 각각 1억원에 가까운 사채 때문에 그동안 힘들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포항남부경찰서 정인찬 팀장은 “숨진 이 씨와 김 씨는 지역의 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면서 서로 연대 보증을 섰다”며 “이 씨가 과도한 사채 빚 때문에 먼저 목숨을 끊자 김씨도 더 이상의 사채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뒤따라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숨진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를 상대로 수사에 나섰다.
이 사채업자는 숨진 여성들에게 연간 500%가 넘는 이자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행법은 대부업자가 연 49% 이상의 이자를 받거나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불법적인 빚 독촉을 할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
정 팀장은 “대부업자를 상대로 숨진 여성들이 빌린 원금과 이자를 확인하는 한편, 불법적인 채권 추심행위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지역의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들도 숨진 여성들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0일 낮 12시 30분쯤에는 남구 대잠동의 한 원룸에서 숨진 이 모 씨와 함께 일하던 문 모(23·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문씨가 절친한 사이였던 이씨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뒤 괴로워했다는 주변인들의 말에 따라 문씨가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