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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04-09-21 17:13 / hit : 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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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9.19 (일) 18:17 경향신문
‘性산업’ 뿌리 도려낸다
‘성매매와의 전쟁.’ 오는 23일부터 집창촌뿐 아니라 룸살롱이나 전화방, 마사지방, 노래방 등 소위 ‘2차’(성매매)가 가능한 모든 업소들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매매 피해자 보호법) 등 2개의 성매매 관련법이 시행된다. 이 법의 특징은 포주, 폭력배, 인신매매범 등 성매매 알선업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사문화됐던 성구매자 처벌에 실효성을 높였다는 것. 성매매 여성들중 상당수를 피해자로 보고 정부가 자활을 지원한다.
오는 22일 여성부장관과 법무부장관, 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지는 성매매 방지 캠페인을 시작으로 추석연휴기간 50만부의 홍보 리플릿이 뿌려지고 경찰청은 본격적인 특별단속을 시작한다. 법 시행을 앞두고 새 법의 특징과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이번 법으로 달라지는 것=1961년에 제정된 ‘윤락행위 등 방지법(윤방법)’에서는 성매매를 성을 파는자와 사는자의 ‘2자 관계’로 봤지만 이번 법에서는 성매매를 3자관계로 보고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알선한 업주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대목이다. 이들에 대해선 형사처벌은 물론 성매매로 벌어들인 수익을 전액 몰수추징해 성산업의 고리를 끊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성매매여성들의 족쇄가 돼 왔던 선불금은 계약형식이나 명목에 관계없이 모두 무효가 된다.
◇단순 성구매자도 처벌하나=새 법도 성을 구매한 남성에게는 기존 ‘윤방법’하에서와 같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백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벌금으로 풀려나는 훈방은 없고 무조건 입건한다. 단 사건의 성격이나 동기·행위자의 성품 등을 고려해 보호처분을 원칙으로 하고 무조건 죄를 묻기보다는 교정과 예방에 주력할 예정이다.
◇성매매 피해자를 4가지로 규정=▲잘못된 계약이나 폭력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람 ▲자신을 보호·감독하는 사람에 의해 약물중독이 돼 성매매 하는 사람 ▲청소년이나 심신미약자 또는 중대한 장애인으로써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유인된 사람 ▲성매매 목적으로 인신매매를 당한 사람 등 4종류의 피해자에 대해선 형사처벌을 면제한다. 그러나 100% 자발적인 성매매라면 성 판매자도 처벌받는다. 피해자들은 피해사실을 잘 모르고 업주도 발뺌하지만 현장 상담센터에서 피해자로 보호받을 수 있다. 성매매 피해자들이나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목격자들은 117로 신고하면 된다.
◇풍선효과의 우려=집창촌을 없앨 경우 업소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현재 집창촌 업주들은 업소를 강제폐쇄하면 주변 주택가로 스며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미 휴게텔이나 전화방, 스포츠마사지 업소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셋방이나 오피스텔을 얻어 영업하려는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 그러나 여성부 정봉협 권익증진국장은 “업종을 전환하거나 주택가로 파고드는 경우, 그 과정에서 정리가 이루어져 상당부분 세력이 약해진다”고 말한다.
◇우려되는 점=단속의 손발인 경찰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현재로선 거의 완벽하게 경찰과 업주들과의 유착근절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정보유출 등 얼마든지 유착이 가능하다”고 세심한 관찰을 당부했다. 여성청소년계의 단속은 한계가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성매매가 경찰 업무가 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밖에 성구매자 처벌의지는 높아졌지만 상황별로 구체적인 교정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과 업주들에게 사법처리가 내려질 때까지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송현숙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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