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통5호-회원소식]
박은찬 후원회원을 만나다!
대구여성인권센터(이하 센터)의 든든한 지지자 박은찬 후원회원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분홍빛산부인과입니다.
박은찬님은 오래전부터 센터의 활동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기에 회원인터뷰를 통해 가장 먼저 만나고픈 회원 중 한분이었습니다.
단지 '후원회원'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박은찬님은 센터 의료지원의 든든한 지원자인 동시에, 산부인과질환과 관련한 기본 교육프로그램에 짬을 내어 강사로도 활약하고, 센터의 행사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주시는 그야말로 든든한 지지자입니다.
센터의 회원들을 한분한분 찾아가보는 회원인터뷰, 그 첫 시간, 환하게 맞아주신 선생님과 짧은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간단한 소개와 근황
일상은 거의 늘 같습니다. 분홍빛산부인과를 개원한지 올해 6월로 4년이 되었습니다. 대구여성인권센터를 알게 된 것도 그 정도 되었네요. 이곳에 오기 전에는 대구 태전동에서 9년정도 공동개원했었고 독립하여 4년전 분홍빛산부인과를 열게 되었어요.
대구여성인권센터의 첫인상은요?
이 질문지를 받고 ‘부드러움 속에 숨어있는 강인함과 당당함’이라고 적어두었습니다. 제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업주들 상대로 법적 소송이나 험한 상황도 많이 겪는 것 같은데, 어떤 신념이나 무엇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나에게 여성인권은 ○○○이다?
‘당연함’입니다.
제가 굉장히 남성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정 분위기에서 성장했는데 결혼과 산부인과전공을 택한 후 많은 변화를 겪었어요. 특히 산부인과일을 하면서는 여성환자들을 대하고 여직원들과 일하고, 가정에서는 와이프와 딸 둘과 함께 살면서 여성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었고, 일과도 직결되기에 여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도 했습니다.
학교다닐때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전문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여성들은 인류역사에서 늘 핍박받는 존재였잖아요. 좀 바뀐 건 불과 몇십년 안 되었는데, 우리 사회가 너무 남성위주로 살아왔고 병폐가 많다고 생각해요.
남아선호사상, 제사문화만 보더라도 명절마다 시댁에서 음식만들고 차례 준비하는 여성들. 요즘같은 고학력시대에 여성들이 결혼만 하면 시댁에 복종(?)하고 봉사(?)하는 문화들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사를 지낼때 남녀 모두 같이 준비하고 같이 절하고 치워야하지 않을까요.
요즘 결혼을 잘 안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경제적 요인을 많이 꼽는데, 저는 남성위주의 문화가 많이 차지한다고 봐요. 결혼하면 여자가 손해라는 생각이 많이 깔려있고, 늘어나는 의무만 너무 많아지니까요.
그리고 저는 다문화가정이 많아지는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러니한건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유교문화 강조하는 경북의 농촌지역에 다문화가정이 제일 많다는 거죠. 결국 자초한거라고 봐요. 그렇게 제사문화 강조해왔는데 그 지역으로 시집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을 거라고 보구요.
너무 이율배반적인 사회지요. 지금까지는 여성 억압적인 사회였는데 이제는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라고 봐요.
성매매가 만연한 한국사회가 변화하는데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 특히 교육과 빈부격차 해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구요. 성장과정에서의 영향이 크다고 봐요. 교육이라는건 자녀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부모가 되는 교육’이 참 중요한데 우리사회가 부모가 되는 교육같은 건 거의 없죠. 또한 성장과정에 경제적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구요.
대구여성인권센터에 바란다!
워낙 잘 하고 계신 것 같아서 달리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한 번씩 홈페이지에서 활동하시는 모습들 보면서 ‘참 기발하다’생각하기도 하구요. 여성인권운동이 굳이 없어도 되는 사회가 언젠가는 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없어질 수 없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오래된 직업은 매춘’, ‘성매매가 없어질 수 있겠나‘라는 얘기들 많이 하는데, 생각해보면 그런 역사도 남자들이 쓴 것이고 남성위주의 역사에서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여성비하적인 부분도 섞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외의 이야기들
“의사에게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지식도 중요하지만 인문학적 소양이나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적다면 지식이 작동하는 부분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대통령이 바뀌는 것이 센터의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지, 복지정책과의 연관성은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회원소개를 위해 불쑥 찾아간 인터뷰에서 궁금했던 것 외에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현재의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진지하고 따뜻한 시선들을 피력해주신 박은찬님.
이번 만남을 통해 그동안의 센터에 대한 관심과 지지는 평소 여성의 삶을 이해하고 진지하게 들여다보려는 노력들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되었습니다.
대구여성인권센터와 여성인권에 대한 공감과 관심을 한껏 보여주고 계신 박은찬 후원회원,
앞으로 더 자주 뵙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흔쾌히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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