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인권단체 두레방, 경기북부 기지촌 실태조사(한겨레)
|
|
글쓴이 :
힘내 (04-02-13 11:31 / hit : 4,926)
|
여성인권단체 두레방, 경기북부 기지촌 실태조사
도망갈라 쉴때도 감금
할당량 못팔면 끼니 굶겨
“자유시간에도 도망칠까봐 방안에 갇혀 있어야 했고. 할당된 주스나 술을 팔지 못하면 끼니를 굶는 것은 물론 성매매까지 강요당했습니다.” “ 학대받는 한국의 기지촌 클럽에서 벗어나는 길은 미군과 결혼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2001년 3월에 입국해 경기 동두천시 외국인 전용클럽에서 일했던 프레야(27·가명·필리핀)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일한 뒤, 다른 클럽으로 옮겨 또다시 일했다. 이처럼 일해서 받은 돈은 10달러 짜리 술 한병을 매상 올릴 경우 2천원, 150달러 짜리 2차(외박)를 나갈 경우 3만원이었다. 이마저도 현금으로 안주고 술과 바꿀 수 있는 티켓으로 지급됐다.
한달에 47만5천원의 월급을 받았지만, 일주일 식비만 2만원이었다. 1년여 만인 지난해 5월 미군 남자 친구의 도움을 받아 클럽에서 도망쳤지만 빈털털이 였다.
의정부·동두천 등 경기 북부지역의 미군 기지촌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실상을 분석한 <출구를 찾는 사람들,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란 보고서가 19일 나왔다. 여성인권단체 ‘두레방’은 이 보고서에서 지난 4월부터 의정부·동두천·파주시 안의 기지촌 외국인 여성들을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가 저임금과 비인간적 대우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래픽 참조)
기지촌의 외국인 여성들은 기본급 35만~50여만원에, 주스나 맥주를 팔 때마다 매상의 30% 안팎을 성과금으로 받아 생활했다. 1만2천원 짜리 술 한병을 팔면 1500원을 받았고, 일부 여성들은 오후 1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14시간 동안 일했다.
한 필리핀 여성(25)은 “한달에 150병의 술을 할당받았지만 식비로 일주일에 1만5천원을 받았다”면서 “업주는 10만원이 넘는 섹시한 옷을 입을 것을 강요해 남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출신 나탈리(27·가명)는 기본급 52만원을 받았는데 휴일이 단 하루도 없어 지금은 그만둔 상태다. 또 4살배기 아들을 둔 우즈베키스탄 여성(23)은 “영어를 못해 미군에게 제대로 술을 팔지 못하자 마마상(지배인)이 미군을 따라가라고 해 여관에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미군들이 술을 마시고 부대로 돌아가면 업소에 마련된 ‘특실’에서 한국인 손님들을 상대로 성매매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밖에 외국인 여성들의 취업이 점차 늘어나면서 50대 이상의 한국인 기지촌 여성들은 업소 주변에서 미군들에게 꽃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여성들은 지병 등으로 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가 돼 자치단체 등의 생계비 지원금으로 생활하거나 일용직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기 북부지역 외국인 전용클럽은 동두천이 60곳으로 가장 많고, 종업원은 필리핀, 러시아, 한국 여성 순이었다. 의정부/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한겨레 2002년 11월 11일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