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9.21 (화) 21:22    중앙일보 
 
성 매매 강요한 업주 상해치사죄 수준 엄벌 
 
[중앙일보 문경란] 23일부터 성을 사고 팔다가는 큰코 다친다.

강력한 처벌조항을 담긴 법(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과 성매매 피해자 보호법)이 시행되고 경찰의 대대적 단속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 성매매 알선업자 처벌 강화= 감금해 놓고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범은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이는 상해치사죄나 강도죄의 처벌 수준과 비슷한 중형이다.

폭력조직배가 성매매를 목적으로 인신매매한 경우는 5년 이상의 징역을 받게 된다.

기존의 '윤락행위 등 방지법'에는 이 같은 행위를 처벌할 별도 조항이 없었다.

인신매매를 신고할 경우는 신고자에게 최고 2000만원의 보상금이 주어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는 성매매를 통해 피해여성으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업자를 강력 처벌해 성매매를 뿌리뽑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광고를 해 벌어들인 재산은 전액 몰수된다.

벌금만 물고 빠져나가는 관행에 쐐기를 박게 된다.

새로 시행되는 법은 성행위뿐 아니라 성기가 아닌 다른 신체 일부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 행위도 처벌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퇴폐이발관.유리방.휴게텔 등 신종 성매매 업소의 단속이 훨씬 쉬워진다.

◆ 피해 여성은 보호, 성 구매자는 단속= 포주가 감금해 놓거나 마약에 중독된 채 성매매를 한 여성, 청소년.심신미약자로서 성 매매를 강요당한 자는 피해자로 보고 처벌받지 않는다.

다만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한 경우는 종전처럼 형사처벌을 받는다.

자발성 여부를 놓고 단속 현장 및 재판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성매매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포주 등에게서 미리 받은 받은 돈은 명목에 관계없이 갚을 필요가 없다.

선불금이라는 족쇄 때문에 매춘을 할 수밖에 없는 여성을 구제하기 위해서다.

여성부는 올해 38억원의 복권기금을 확보해 성매매 피해자의 소송 비용과 의료비를 지원하며 자립.자활을 위한 직업훈련도 실시한다.

지금까지 성매매 업소에서 붙잡힌 남성은 거의 대부분 훈방됐다.

윤락행위 등 방지법에 처벌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적발되면 무조건 입건돼 사회봉사와 보호관찰 등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 성매매와의 '전쟁' 선포= 경찰청은 경찰서 별로 성매매 3개의 특별단속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법이 시행되는 23일부터 한달간 성매매 행위를 집중 단속해 시범 케이스로 삼는다는 게 경찰의 방침이다.

여성부는 법 시행 하루를 앞두고 22일 세종문화회관 분수대 광장에서 성매매 방지 캠페인을 한다.

경기여성단체연합 등 전국 9개 단체도 18일부터 수원.전주 등 9개 지역에서 성매매 관련법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4월부터 국무총리실 산하에 법무부.보건복지부.여성부 등 14개 부처로 구성된 '성매매 방지 대책 점검단'을 운영하며 성매매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