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7.6 (화)    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사보기 
 
여수 경찰간부·교수 등 '지도층 性매매 리스트' 발칵 
룸살롱 탈출 8명 주장

[조선일보 권경안 기자]
현직 해양경찰서장이 술집 종업원과 성매매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해당 서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는 6일 “여수해양경찰서장 문모 총경이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신 뒤 여종업원과 윤락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남 여수시 여서동 모 유흥주점 여종업원(25)이 문 여수해양경찰서장을 성 매수자로 지목해 문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밤 문 총경을 대기발령하고 여찬호 경무과장(경정)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여종업원은 경찰에서 “지난달 초 여수해양경찰서장과 민간인 2명 등 3명이 손님으로 와 술을 마신 뒤 문 서장과 성매매를 했고, 나중에 업주로부터 화대로 21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문 서장은 “유흥주점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경찰조사에서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여종업원과 함께 전남 여수의 한 룸살롱에서 일했던 여종업원들이 사회 유력 인사를 대상으로 한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는 주장을 이날 제기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부설 성매매여성지원쉼터 한울지기는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 고위층을 비롯해 대학교수, 병원장과 의사, 선박회사 경영진, 교사 등 사회 지도층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22명이 룸 안에서 여성들에게 퇴폐·변태적인 쇼를 공연토록 했고, 2차를 나가는 등 성매매 범죄행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한울지기는 룸살롱에서 일하다 감시를 피해 집단 탈출한 여종업원 8명으로부터 받은 진술을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한울지기는 이어 “이 업소는 명절과 평상시에 관할 파출소와 경찰서에 뇌물을 제공했다”며 “과일상자·상품권·난화분 등을 보냈으며, 관계 공무원들이 변태적인 접대행위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전남 경찰청은 해당 업주 성모(여·38)씨를 이날 구속했다. 성씨는 2002년 6월 10일부터 유흥주점을 운영하면서 정모(여·26)씨 등 여종업원 8명을 고용, 남자 손님들과 윤락행위를 하도록 강요하고 임금 29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선불금이 많은 여자 종업원들을 골라 나체쇼를 하도록 시키고 지각비와 결근비 등 다양한 형태의 벌금을 정해 놓고 돈을 갈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권경안기자 gakwo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