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를 고민하는
타국가 활동가들을 만나다

6월 7일~8일, 4명의 외국인 활동가들이 대구여성인권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서울에서 열린 '성매매방지국제심포지엄'의 발제자로 한국을 방문했다가 다른 일정을 거치는 사이에 대구지역 반성매매활동단체를 방문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4명은 호주의 <프로젝트 리스펙트>대표 캘리 힌튼, 미국 <폴라리스 프로젝트>교육팀장 캐슬린 데이비스, <폴라리스 프로젝트 일본지부>대표 후지와라 시호코, 호주 멜버른공과대 국제관계학 교수 캐롤라인 노마로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와 관련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해온 분들입니다.

대구를 방문한 첫날은, 센터 활동가-이용자친구들과 교육실에 둘러앉아 각 나라의 성매매 관련 정책을 간단히 소개하고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과 응답을 갖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 엄청난 대화들을 원활히 소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모두 조주현 이사님의 내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계명대학교 여성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조주현 이사님이 이 자리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하셨기에, 세심한 통역으로 서로의 고민과 궁금함과 난해한 심경이 잘 소통되었습니다. 조주현 이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성매매를 합법화한 후 성매매문제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책임, 제도적 발전이 되려 축소되고 있다는 호주의 사례를 들으며 이용자친구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해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자리를 정리할수 밖에 없었는데요, 저녁을 먹고 야간 현장방문상담에 함께 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6일은 마침 도원동 집결지(속칭 자갈마당)로 현장방문상담을 가기로 한 날이었고, 약 한시간 가량 사전 교육과 공유, 준비를 마치고 분주하게 도원동집결지를 다녀왔습니다.
늘 그렇듯이 집결지현장은 싸늘하면서 긴장된 분위기로 그자리에 있었고, 오히려 점점 화려하고 밝아지는 조명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조심스럽고 공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아웃리치를 마치고 교육실로 돌아와 현장을 기록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외국인 활동가들은 한국에만 존재하는 형태인 '유리방'안에 앉아있는 여성들을 보고 많이 안타깝고 놀라워하면서 동시에 성매매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고 했습니다. 현방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따로 통역이 되지 않아 짧은 표현들로 대화하고 다녀왔지만, 연대감이 더 단단해지고 성매매문제를 고민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튿날인 8일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의 당사자 조직 '뭉치'의 정책세미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세미나 시작 전 외국인활동가들과 뭉치의 간담회가 진행되었고, 간담회를 마친 이들은 또다른 일정을 위해 부산의 다른 연대단체로, 혹은 다른 지역으로 떠났습니다. 대화를 쉽고 원활하게 나눌수는 없었지만 서로의 진정성을 나눌수 있었던 2일이었습니다.

각 사회 마다 성매매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제도는 크게 다르지만 성매매를 둘러싸고 있는 배경은 유사성이 더 많습니다. 신자유주의 앞에 국가의 경계는 무의미해졌고 더 가난한 여성은 국경을 넘나들며 계속 인신매매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외국인여성들이 그러하고 외국에서의 한국여성들이 그러한 것처럼.
외국인 활동가들을 만나며 지속적인 연대만이 작은 희망들을 이어갈수 있음을 상기하게 됩니다. 성착취, 성매매, 인신매매 관련 활동가들과의 만남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네요.
유치하지만 진정, 여성들의 연대, forever~!!

(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