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구럼비바위를 폭파한다는 뉴스가 연이어 들릴 때였다. 대구에서는 3월 9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제주해군기지건설 강행을 중단할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급하게나마 피켓 두개를 만들어 활동가 5명이 달려갔다. 기자회견은 짧게 진행되었지만 강정마을을 지키고자 모인 사람들의 의지는 짧거나 약하지 않았다.

해군기지건설을 강행하려는 국방부는 경찰의 방패를 시민에게 향하게 하고 수많은 시민들을 강제연행해갔다. 제주도는 국방부를 향해 예고기간 공사중지신청을 했지만 국방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발파를 지속 강행했다. 이에 강정 앞바다는 흙탕물로 뒤덮이고, 발파 강행에 분노한 시민들과 이를 막는 경찰의 대치는 지속되고 또 지속되고 있다.

작년 여름, 강정마을을 방문해 구럼비바위와 붉은발말똥게와 강정마을의 자연 그대로의 가치를 지켜야함을 되새길 기회가 있었다. 그전까지는 그저 일상을 피해 여행지로만 찾았던 제주였고, 올레길의 일부인 강정마을일 뿐이었다. 하지만 강정마을을 방문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그 지역의 오랜 대치상황과 모순을 짐작할수 있었다. 강정마을 입구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건설기기들의 위압과 저 강정앞바다는 너무도 어울리지않는 것이었으니까.

강정마을을 지키려는 많은 이들의 노력은 강정마을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아니라 진정 '평화'를 고민하고 지켜나가려는 가치와 신념이다. 군사력 확보로 평화를 지키겠다는 말은 너무나 교묘하고도 오래된 새빨간 거짓부렁아닌가. 군사기지건설을 합리화해온 명분은 국민의 불안을 담보로 해온 오래된 협박일 뿐이다. 평화를 지킬수 있는 것은 결국 '총'을 내려놓고 '받들어 꽃'을 통해 가능할 일이다.

강정을 죽이지 마라, 구럼비를 살려내라!
구럼비를 살려줍서, 절규하는 아주머니의 표정은 아프고 또 아프다.
해군기지건설 전면 무효화하라!
(송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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