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점심은 ‘보리밥비빔밥’. 달성공원여인숙 언니들과 찐하게 청도로 소풍을 다녀오고 만나는 첫 번째 날. 여느 현방 때와 달랐던 더 큰 변화는 바로 장소의 이동. 그랬다. 달성공원 맞은편 달성커뮤니티마을센터의 새단장으로 편하고 쾌적했던 곳에서 진행하던 현장방문상담을 여차저차한 이유로 조금은 떨어져 있는 마당갈비 건물의 현장상담소로 옮기게 되었다. 언니들이 편하게 드나들기에는 조금은 떨어져 있는 곳이기에 불편할 수밖에 없었고, 현장상담소의 구조가 편리하긴 하지만 사랑방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지는 못하기에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더구나 현방 진행의 안방마님인 장은희원장이 3박4일 캠프를 진행하고 쉬지도 못하고 바로 토욜 아침일찍부터 서문시장에 주문해둔 비빔밥 재료들을 챙겨오느라 애를 써야 했기에 더욱 어수선할 수밖에 없었다. 자활에서 상담소로 옮기고 처음으로 달성공원 토요일현방에 함께하게 된 경희선 활동가는 긴장과 기대로 설레었던 그런 날이었다.

달성공원 여인숙을 돌며 현장방문상담을 나왔다고 알리고 어서 오시라 안내를 하고 돌아오니, 언니들은 서로서로 팀이 되어 새롭게 바뀐 장소를 찾아왔다. 2층 상담실과 휴게실에서 기초검사와 양방, 한방 진료를 받고 3층으로 올라와 청도소풍 때 찍었던 흥넘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깔깔거리며 보고, 야채 듬뿍 담긴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언니들이 모두 떠나고 <행동하는의사회> 쌤들은 부족한 야채와 밥을 조금씩 나누어 먹었다. 평가와 소감을 이야기하며 바뀐 장소를 어떻게 이용하면 예전에 그랬듯이 사랑방같은 온기를 나눌 수 있을까에 대해 모두가 진지하게 이런저런 의견들을 내놓았다. 앞으로 바뀐 공간에서 또 어떤 풍경들을 만들어갈지가 걱정도 기대도 되지만 그래도 우리는 안다. 이제 이름도 얼굴도 너무나 익숙해진 언지들과 우리가 어디든 언제든 따뜻한 맘들로 만날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