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와 한터(전국성매매집결지업주모임) 춘천지부의 끈질긴 대화가 ‘결실’(?)을 맺어 전국 최초로 자진 페쇄하였다는 그 곳을 2014년 6월 23일 다녀왔다.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근처에 있는 춘천 성매매집결지는 ‘난초촌’이라 불린 곳으로 서울과 춘천간 전철이 2010년 개통되면서 민원이 빗발쳤고 춘천시는 이 구역을 공원과 주차장으로 개발하기로 하였다. 이후 건물주, 토지주, 실제 업소를 관리하는 업주들과 지난한 협상과 타협 끝에 2013년 ‘난초촌’은 완전 폐쇄되었다.

건물주와 토지주들에게는 재산상 보상을 협상하고 성매매여성들에게는 <춘천시 성매매피해자 등 자활지원 운영조례안>을 제정하여 이주비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약 2년간 밀고당기는 모양새의 갈등이 조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에 대한 지원조례를 제정하여 이를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은 성과라 할 수 있지만 지자체나 경찰 등 공권력의 엇박자 정책과 실행이나 오랜세월 불법행위로 인한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던 건물주, 토지주 등의 알선업자들은 보상금 등을 챙기고 여성들에 대한 지원도 자신들의 통제하에 두는 등의 사업진행방식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업소 폐쇄후 업주들 일부가 춘천시 외곽에 팬션이라며 또다른 성매매업소를 만든 현장을 돌아보았다.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성매매알선행위의 잔악함에 소름이 돋았다. 적법한 처벌과 불법자금 환수조치 등이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전국적으로 성매매알선조직의 규모를 효과적으로 줄여나가고 차단시켜나갈 수 있다.

사업을 진행했던 담당 공무원과 성매매피해상담소 활동가들을 만나 집결지 폐쇄과정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힘들고 지난했을 시간과 노고가 찐~~하게 느껴졌다. 머지않아 닥칠 약속된 미래가 춘천을 떠나는 우리의 등 뒤에 고히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