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8. 4. 27 (금) 19:00
■ 장소 : 국가인권위 대구인권교육센터
■이야기 나누는 이: 정장주은, 양숙희, 김민예숙, 강혜숙
일상의 질서을 바꾸고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 에 대한 이야기
약간 어두운 조명과 중앙에 활짝 핀 꽃을 중심에 두어 아늑한 분위기로 진행이 되었다.
1. 양숙희: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현실, 숨은 그림찾기 #미투와 침묵 사이
#미투는 지금 순간 뚝 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있었던 이야기. 미투 운동 이전부터 기관 상담과 사건 해결을 해나가고 있다. 단지 달라진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됐다는 것이다.
미투 전과 후로 상담 건수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상담내용에서는 '미투를 보고'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건이 있고, 오래전 사건들에 대한 상담이 늘었고 이 사건들이 해결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지만 심리상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여성단체들은 여성폭력이 개인의 사적인 문제가 아니고 사회 문제이며, 범죄임을 이야기했고, 반여성폭력운동을 현재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 지속된 비판에도 듣지 않던 이들이 이제야 ‘듣기 시작’ 하고 있다. 미투가 가능한 부분은 내가 하는 말을 상대가 듣기 시작했기 때문이고, 대중이 공감하고 지지했기 때문이다.
듣지 않는 조직과 사회에 대해서 말했으나 듣지 않았던 것에 대한 다른 방법으로 경찰에 신고 했어도 해결되지 않고 무시되었던 것, 폭로 전 해결되었다면 폭로가 없었을 것이다. 피해생존자 온전한 목소리를 듣지 않은 조직과 사회. 피해자의 목소리를 함께 들어주않고 가해자에게 시선 돌리지 않는 가해자 중심, 가해자를 지지 문화. 내가 피해자임을 입증해야하는 현 사법기관과 성폭력사건의 해결 방법를 피해자가 얼마나 저항했는가를 입증하는 문제이다. 즉 가해자에게 가해를 왜 했는가를 묻지 않았기에 폭로를 선택한다.
#정장주은:우리를 둘러싼 이야기
곁의 20대가 미투 운동을 보며 자신의 어렸을 때의 성적 폭력 경험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말하고 싶어졌다.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을 한 후, 폭력 피해 경험 발화. 사과를 위함이 아니라 내가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나를 태연하게 대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사과를 받으면 용서하는 것이 된다고 생각되는 게 싫었다
#김민예숙: 성폭력 경험을 '경험' 해내기
성폭력피해경험자를 위해서 우리는 대화를 하는데, 그것을 전복적으로 한다= 치유의 전복적 대화. 성폭력을 만드는 것이 가부장적 문화인데, 그것을 전복시키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전복적 대화를 한다. 성폭력 피해를 이야기는 미투 운동에서 많이 되지만, 성폭력 경험을 경험해서 치유되었다는 이야기가 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 이야기가 필요하다.
역사의 변화는 문제를 겪는 당사자의 시작으로부터다. 이 변화의 시작은 여전히 피해경험자로부터라고 생각한다. 상담가 등은 그 옆에서 주체성을 찾는 과정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오랜시간에 걸쳐서 치유된 이야기를 쓴 소설 <다크 챕터>라는 책제목에 대해서 위니 리에게 말했다. 지금에 와서 그 경험이 나의 인생의 한 경험이고 챕터이기 때문에 다크 챕터라고 붙였지, 다크 북이라고 하지 않았다. 지금의 자신의 인생의 색은 그린 챕터라고 했다. 자신의 인생의 북에는 다크챕터도 있고 그린 챕터도 있는.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에 갇혀 살지 않는다. 치유는 그것을 없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두고도 그린 챕터로 갈 수 있는 것이다(메모: 파리에서 보낸 한시간이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성폭력 피해 경험 후 트라우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평생을 간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예상할 수 있고, 나와 어떻게 같이 살아갈 것인가, 치유의 문제는 그런 것).
"강제키스" 이것은 누군가의 시선에서의 키스인가. 가해자에게나 키스이지 피해경험자에게도 키스인가? 이것은 "입에 대한 폭력"이다. 가해자의 언어를 전복시켜야 한다. 언어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 이미 입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렇게 바꾸는 행위가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지 모른다. 전복시켜야 한다.
위니리는 말한다. “자신이 아니라 가해자를 비난하자” 피해경험자에게 수치스럽냐고 묻는 말에 대해서. 왜 피해경험자에게 수치스럽냐고 묻는가. 수치는 잘못한 것에 대한 말 아닌가. 그렇다면 가해자가 수치스러워야 한다. 그런 말은 가해자에게 향해야 한다.
지지자의 가치. 지지자가 있다는 것은 아주 큰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기존의 친밀한 관계의 사람이 지지자가 되지 못하면 치유의 길과 멀어진다. 지지자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상처가 깊어질 수 있다. 냉정하게 지지자가 되어줄 수 있는가 아닌가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 내가 치유되기 위해서. 해야할 것은 하지 않으면 훨씬 악화된다. 지지자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지지자를 잃지 말자.
지지자는 완전하지 않다. 말실수도 할 수 있고, 가부장적 질서의 체내화 된 것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지지자도 한 사람이다. 피해자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지자도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피해경험자를 위해 자신의 일부를 주는 사람이다. 그런 모든 상황이 2차 가해로 선명히 긋고 단절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힘들어도 이야기를 꺼내서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주위 사람들이 다 해주길 바랄 수 없다. 내가 상처가 있다고 해서 타인을 존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상처를 권력으로 사용하면 또 하나의 폭력이 될 뿐이다. “지지자를 선택하라” 동시에 “지지자를 잃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