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어두울수록 빛나는 연대의 행진
3.8 세계여성의날, 참가 소감
문경
대구에서 60년대생으로 살아가는 한 명의 여성으로 3.8세계여성의날 대구와 서울 현장에 함께 하려 노력하는 것은 차별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느끼고, 성평등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노동권과 투표권 보장을 외치며 거리에서 투쟁하고, 변화를 이루어낸 것처럼, 오늘 우리의 투쟁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반드시 성평등한 세상을 상상하며 투쟁의 자리에 섭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0차를 맞이한 대구경북여성대회에 참석하며, 30년전 대구에서 열린 첫 번째 3.8여성의날은 어땠을까 상상해봅니다. 그날의 사람들, 그날의 분위기와 함성이 궁금하던 차에 아마도 오늘 제가 느낀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대구경북여성대회와 한국여성대회를 다녀온 소감을 생생히 전합니다.
3월 7일(목) 3시부터 진행된 대구경북여성대회는 조직위원회 단체에서 준비한 부스가 운영되었습니다. 대구여성인권센터도 성매매처벌법 전면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오후 5시 본식이 시작되고 축하공연으로 대센의 회원모임인 <춤신춤왕>의 ‘아리랑 날다’ 공연이 있었습니다. 어떤 미사어구도 필요없는 찬란한 모임이라 몸치인 저도 가입하고 싶은 갈등을 주기도 합니다.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어두울수록 빛나는 연대의 행진’이라는 슬로건처럼 성평등한 밝은 내일을 희망하며 여성주권자의 힘을 모아 엎고 뒤집어 결국 이겨낼 것이라 기대되었습니다.
성평등 디딤돌로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가 수상하였습니다.다. 2022년 10월 공장화재를 이유로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고용승계투쟁을 하고 있으며, 특히 2024년 1월부터 공장출하동 옥상에서 두분의 여성노동자가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차별과 억압에 맞서 싸우는 이땅의 많은 여성노동자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의 마음을 담아 크게 응원의 박수와 함께 축하했습니다. 성평등 걸림돌은 ‘영남대학교’가 선정되었습니다. 학내에서 발생한 성폭력·직장내성희롱 사건의 피해자를 보호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피해호소로 인해 학교명예가 실추되었다며 피해자를 해고하여 심각한 2차 피해를 유발했습니다. 여전히 피해자의 인권보다 학교의 명예를 중요시 하는 영남대학교는 우리 사회가 성평등으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확실했습니다!! 성평등 걸림돌이 선정이 없어지는 그날을 희망해 봅니다.
3월 8일(금) 제39회 한국여성대회는 집회 신고부터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어왔기에 짧은 행진이라도 할 수 있다는 소식에 다행이라고 안도하며, ‘세상이 변할 때까지 끝까지, 끊임없이 어퍼!’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청계광장에 모인 많은 여성들 틈새로 서로 기쁘게 인사하며 반가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은 우리 축제의 날, 여성의 힘과 용기를 모으고 나누는 날임이 실감 났습니다. 차가운 바람에 날리는 수많은 연대의 깃발 속에서 작지만 큰울림의 단상 위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졌습니다. 행진을 하다가 만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트가 저의 분노를 유발하였습니다. 저는 분노의 마음을 담아 더 큰 목소리로 우리의 요구를 소리쳤습니다. 차가 막혀서인지 우리의 행진이 싫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를 향한 경적소리에도 행진하는 보랏빛 연대의 물결은 지지않고, 더욱 힘차고 시원하게 구호하며 웃음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엎을 것이 없는 세상에서 야유의 경적소리가 아닌 축하의 박수소리가 퍼지는 축제의 3.8세계여성의날을 꿈꿔봅니다. 거리행진 후 마지막을 알리는 음악소리, 리듬을 타며 움직이는 행복의 몸짓, 많은 인파 속 한명이 되어 더 즐기고 싶었지만 아쉬움의 인사로, 내년을 기약하며 대구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2024년 3.8세계여성의날을 기획 운영해준 분들과 연대의 힘으로 함께한 모든 분들게 60년대생 대구토박이가 전합니다. “올해도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연대의 힘으로 함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