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통4호-여성과 인권] ‘성노동을 위한 이주’라는 말로 감춰진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글쓴이 : 인권센터 (12-06-11 17:17 / hit : 2,739)
 


[여성과 인권 - 현장을 가다]


‘성노동을 위한 이주’라는 말로 감춰진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대구여성인권센터는 2002년과 2006년 대구지역성매매업소실태조사와 2009대구지역 신변종 성매매업소실태조사를 하였다. 그리고 2012년 지금 현장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필요한 정책적 대안을 위해 대구지역 산업형성매매업소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부분 변화된 부분이 보이지만 특히 주목하게 되는 것은 이주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피해에 대한 우려이다. 산업형성매매업소들 중 간판에 필린핀, 러시아, 중국여성들이 있음을 노골적으로 광고하는 업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종차별적 모욕감까지 느껴질 수 있는 광고판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신매매된 한국여성들의 현실이 중첩되어 보인다. 2010년에는 일본의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던 한국여성이 목이 잘린채 버려진 사체로 발견되기도 하였고, 올해 2012년 초반부터 호주의 성매매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하던 한국여성을 구하려던 호주남성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 또 미국 성매매업소에서 집에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처지의 한국여성의 인터뷰가 방송을 타기도 하였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주최로 2012성매매방지 국제심포지움이 2012년 6월 5일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번 국제심포지움의 주제는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한인여성 피해실태와 대응전략 모색”으로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 반인신매매운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의 활동가들이 참석하였다. 이들의 모든 발제에는 미국과 일본, 호주로 인신매매된 한국여성들의 사례가 실려있었다. 호주와 미국, 일본의 성매매업소들은 웹사이트와 생활정보지 등을 통해 아시아여성, 튻히 한국여성들이 있다고 광고하며 이들의 사진 또한 손님들이 고를 수 있도록 지면과 모니터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주로 한국보다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다는 이들 나라들에서 성매매를 하게 되는 한국여성들의 현실은 국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도 하지만 또한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여겨진다. 성매매를 하는 자국여성들의 숫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성매매 자체의 합법화와 비범죄주의를 택하고 있는 이들 나라에서는 ‘성매매’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적 상황까지 겹쳐져 여성들은 겹겹의 억압 속에 놓여 있는 것이다.


호주의 캐롤라인 노마 교수는 “호주와 다른 서국국가에서 지난 10년간 ‘성노동을 위한 이주’라는 입장의 발전은 우려할만한 정책적 제안으로까지 이어져왔다....인신매매 문제는 피해자 개인과 한국의 성매매방지법 책임이다라는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한국이 처한 문제’, 즉 세계화된 성산업과 비협조적인 외국정부 사이에서, 성매매방지법을 지속하기 위해 부딪히게 되는 문제들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함께 행동을 취하기를 제안하는 바이다”라고 심포지움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의 활동가들조차 놀랄만큼 한국의 성매매방지와 피해자에 대한 지원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성매매와 인신매매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느냐에 따라 이러한 시스템은 언제든 퇴행할 수 있는 조건에 있다. 한국이 성매매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노력에 모델이 되는 정책을 갖고 실천을 하고 있다면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일 것이나 현실은 자국내 성매매와 인신매매가 매우 우려할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역설적 상황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역할과 가야할 방향은 우리 내부의 논의와 활동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내에 들어와있는 이주여성들의 현실과, 한국여성들의 인신매매 상황이 그러하다. 지구화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에 맞서 경계를 넘어선 활동의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번 국제 심포지움을 통해 만난 미국 폴라리스 프로젝트의 캐서린, 호주 프로젝트 리스펙트의 켈리, 일본 폴라리스 프로젝트의 시호코, 그리고 호주 CATW 캐롤라인, 이들 4명의 활동가들은 경계를 넘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마치 다른 곳의 우리를 보는 것같은 느낌이었다. 이러한 활동의 연대가 인신매매와 성매매를 넘어서게 할 ‘힘’이 될 것이다.



2012. 6. 11. 신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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